꼭 가보세요, 도서관 다음의 도서관
Shanghai Library East
연재 상하이 건축 기행
오늘은 상하이 동쪽, 센추리파크를 마주한 거대한 도서관으로 떠나봅니다. 상하이는 푸둥 동쪽에 또 하나의 도서관을 짓고 지식은 이제 어디에서, 어떻게 읽히는가에 대한 대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이 도서관은 단단한 덩어리처럼 보여요, 숲 위에 놓인 하나의 옥빛의 돌처럼요. 설계를 맡은 SHL은 이 형태를 중국 전통 정원의
이 건물의 얼굴은 은유를 담습니다. 유리 위에
SHL은 태호석의 침식된 구멍과 비정형의 굴곡,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표정. 문인들이 사유의 대상으로 바라보던 그 성질을 도서관의 형태와 공간으로 옮겨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단단한 외관과 달리 시각적 응축은 단숨에 풀립니다. 입이 벌어지는 거대한 보이드와 아트리움이 서로를 가로지르며 시선을 열고, 움직일수록 보여지는 장면은 달라지게 되구요.
내부의 중심에는 거대한
덕분에 어느 자리에 앉아 있어도 다른 층의 사람들, 다른 깊이의 공간, 다른 밀도의 활동이 시야의 어딘가에 남습니다. 덕분에 이 도서관의 열람은 온전한 고립이 아니라 차분한 공존에 가깝다는 생각을 해요.
이 도서관의 내부를 이해하는 정확한 단어는
보이드의 가장자리, 복도와 홀의 경계, 층과 층이 만나는 전이 공간에 작은 독서 포켓과 스터디 테이블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규모는 크지만 체감은 분해되고, 분해된 장면들은 아트리움을 통해 다시 연결됩니다. 큰 방을 만드는 대신 큰 연결로 이어져요.
집중과 개방은 벽으로 분리되지 않습니다. 레벨 차, 가구의 높낮이, 시선의 방향으로 조율됩니다. 강연과 전시의 기척은 멀리서 남고, 독서는 그 기척과 나란히 이어지고 있구요.
건물 내부의 마감은 상징적인 도서관의 특징인 화려한 장식이 아니라, 읽기의 속도를 조율하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재료의 온도입니다. 바닥과 주요 동선에는 테라조가 깔려 있어 공간의 규모를 강조하기보다 안정적인 바탕을 만들고 시각적으로는 과하지 않은 배경이 되고 시선을 위로 올리면 목재의 비중이 분명해집니다.
난간, 손에 닿는 부분, 열람 공간의 가구에는 오크를 중심으로 한 목재 마감이 반복되고 있었는데요, 이는 단순한 따뜻함의 연출이 아니라, 장시간 머무는 공간에서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차갑고 단단한 재료와 부드럽고 흡수하는 재료를 교차 배치함으로써, 서로의 관계를 보완하고 있구요.
이 도서관의 스케일은 과시가 아니라 조건입니다. 연면적 11만 5천
상하이에서 도서관은 복지 시설이 아니라 도시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인식된다고 해요. 공항이나 지하철처럼, 시민의 일상과 도시의 이미지를 동시에 만드는 장치처럼요.
그래서 도서관은 비용을 줄여야 할 대상이 아니라, 도시가 스스로를 설명하는 건축이 되야하기에 이런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어내게 되고 기꺼이 투자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부럽기도 했어요. 서울 대표 도서관이 완공되면 이런 모습이 될까요.
상하이 도서관 동관은 장면으로 설득하는 공간 같았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학습하고 독서하고 시선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관계 맺습니다. 단순 과시하는 형태만을 가진 건축이 필요한게 아니라, 건축 속에서 시민들 스스로를 읽는 방식을 제안하는 건축으로요, 그래서 이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