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대표 현대미술관
Power Station of Art
연재 상하이 건축 기행
오늘은 오랜만에 상하이 황푸강 서쪽 강변으로 떠나봅니다. 하늘로 우뚝 솟은 굴뚝 하나가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가로지르는 장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상하이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관 가운데 하나인 Power Station of Art입니다.
이 건물은 외관에서부터 보시다시피 처음부터 미술관으로 지어진 것이 아니에요, 원래는 1985년에 완공된 발전소였습니다. 상하이 산업화를 지탱하던 화력 발전소였지만 2007년 운영을 멈추며 산업 시설로서의 역할을 마치게 되었고, 이후 이 거대한 구조물은 2010년 Expo 2010 Shanghai 당시
발전소에서 미술관으로의 전환은 도시의 산업 에너지가 문화 에너지로 전환되는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하죠
런던의 Tate Modern이 발전소를 개조해 미술관이 된 것처럼, PSA 역시 기존 발전소의 공간 구조를 최대한 보존한 채 새로운 프로그램을 담았습니다.
다만 세계적 건축가가 손을 대어 세련되게 다듬어진 미술관이라기보다 산업 시설의 거칠고 원초적인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남겨 두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건축설계는 중국 건축가 장밍과 장쯔가 이끄는 Original Design Studio가 맡았습니다.
이들이 선택한 전략은
건물 규모 역시 발전소였던 과거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전체 면적은 약
이러한 스케일 덕분에 초대형 설치미술이나 퍼포먼스 전시가 가능하며 오늘날
평면 구성 역시 일반적인 미술관과는 다릅니다. 건물은 약 200m 길이의 긴 직사각형 구조를 기반으로 하지만 내부에서는 전시실들이 비선형적으로 흩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명쾌하게 나눠진 공간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7개 층에 약 12개의 전시홀이 분산되어 있고 계단과 메자닌, 복도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방문자는 하나의 경로를 따라 이동하기보다 공간을 탐험하듯 움직이게 됩니다. 방향을 잃는 순간 새로운 전시 공간이 등장하는 경험이 반복됩니다. 건축가는 이 의도를
1층에 들어서면 27m 높이의 거대한 그랜드 홀이 등장합니다. 콘크리트 바닥과 노출된 철골 구조 위로 에스컬레이터가 비스듬히 사선으로 걸려 있고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메자닌과 테라스가 층층이 이어집니다.
꼭대기 층으로 오르면 황푸강을 향한 큰 창들이 열리며 산업 건물의 무거운 분위기 속에 갑자기 도시의 풍경이 들어옵니다.
최근 이 꼭대기 층에는 흥미로운 공간이 하나 더 등장했었죠, 과거에 포스팅 했던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Chanel이 이곳에
약
산업 건물이었던 발전소 안에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문화 공간이 들어온 장면은 오늘날 예술과 브랜드, 도시 문화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인 것 같습니다.
콘크리트와 철골이 드러난 거친 공간 속에서 현대 예술 작품이 등장하는 장면은 산업 시대의 에너지가 예술이라는 상하이의 새로운 에너지로 전환되는 순간을 의도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국가적인 사업이기도 하고요.
황푸강을 따라 이어지는 상하이의 산업 재생 프로젝트들 가운데서도 PSA는 그 변화의 출발점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 중 하나입니다.
도시의 오래된 엔진이 멈춘 자리에서 건축을 그릇으로 새로운 문화의 에너지가 다시 만들어내는 모습은 수많은 레퍼런스들 중에서도 언제나 가슴 설레는 장면인것 같습니다.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