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탐방

건축가가 만든 단 두 사람을 위한 목욕탕

조천욕장 🌊

연재 제주

지도에서 보기 조천욕장 · 제주 제주시

오늘은 제주 조천리 바닷가 마을로 향합니다. 송판 문양으로 덮인 작은 콘크리트 건물은 규모는 작지만 다채로운 내부 경험을 제공합니다. 2022년 겨울, 우연히 이 땅을 얻게 된 건축주는 서울에서 내려온 건축가와 1년 반 동안 수차례 미팅을 거듭하며 ‘바다를 보며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로망’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바다를 품은 3층짜리 작은 집, ‘조천욕장’이 탄생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바닥을 은은히 비추는 작은 센서등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야외 정원에 족욕탕이 자리합니다. 남향 햇살을 받으며 몽돌 위를 맨발로 걸어 피로를 풀고, 입욕제의 향을 맡는 이곳은 3층 욕장과는 또 다른 ‘씻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다시 입구로 돌아와 왼편의 히든도어를 열면 작은 주방과 식탁, 그리고 폴딩도어로 완전히 열리는 테라스가 있어 햇살과 바람이 드나드는 제주의 오후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계단을 오르면 2층은 침실과 작은 화장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노출 콘크리트와 채도가 낮은 목재 마감은 자연광을 부드럽게 받아들이며, 방문객에게 따뜻한 환대를 전합니다. 바닥과 천장에 깔린 카펫은 차가운 재료에 온기를 더하고, 간접 조명은 은근한 빛으로 휴식의 공간을 완성합니다.

계단을 한 번 더 오르면 왼편 창으로 한라산 풍경과 남향의 빛이 들어옵니다. 이곳을 지나 오른편으로 들어서면 바다가 시야를 가득 채운 푸른 욕장이 펼쳐집니다.

타일은 바다의 색을 닮아 빛에 따라 색감이 변하고, 천장의 거울은 물과 빛, 멀리의 풍경까지 반사해 새로운 장면을 연출합니다. 욕조는 제주 용천수에서 착안한 기포 욕탕이며, 옆에는 차가운 물을 끼얹을 수 있는 냉 바가지탕이 있습니다. 편백나무 사우나에서 땀을 뺀 뒤 찬물로 마무리하는 시퀀스가 계획되어 있죠.

조천욕장에서는 솟아오르는 물·쏟아지는 물·고여 있는 물·바라보는 물, 네 가지 감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낮에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마을의 정자가, 저녁에는 붉게 물든 노을과 파도 소리가 함께합니다.

‘연북정’이 내려다보이는 욕장에서는 유배객이 북쪽 하늘을 바라보던 마음과는 다른😅, 오롯이 나만을 위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조천욕장은 발끝에서 시작해 전신으로 이어지는 물의 여정을 설계한 공간입니다. 햇빛·향·온도·재료가 맞물려 여행자의 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작지만 풍요로운 공간과 건축.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서 기존의 제주와는 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이곳에서 그 시간을 마주할 수 있겠네요!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조천7길 38-2
✅ 예약: @jocheonyokjang
✅ 체크인 16:00 / 체크아웃 11:00
✅ 입욕제 제공 / 편백 사우나 & 야외 족욕장 이용 가능

건축 설계·시공 : atelier ITCH
@atelier.itch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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