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자연과 호흡하는 빛 뮤지엄✨
유동룡
연재 제주
건축가 이타미 준
오늘은 제주의 빛을 따라 유동룡미술관으로 향합니다.
미술관 입구를 지나기도 전, 길가에 검고 투박한 덩어리가 시선을 끕니다. 아무런 안내도, 설명도 없이 마주한 이 구조물은 처음에는 영화 속
하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그 덩어리 사이로 아주 얇은 틈들이 이어지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전나무 통목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이
이
가로
건축가는 의도적으로 빛을 조절하지 않습니다. 대신 어둠을 먼저 만들어두고, 그 어둠 속에서 우연히 들어오는 빛의 존재를 기다립니다. 이는 조명도, 장면도 아닌, 존재로서의 빛을 포착하는 이 순간에서 공간은 하나의 건축 경험이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파빌리온은 눈에 보이는 형태와 장면을 중심으로 전시되지만, 이 파빌리온은 시각이 아닌 촉각과 온도, 냄새와 떨림, 그리고 무엇보다 빛의 밀도를 건축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파빌리온은 이타미 준이 제주에서 구현했던
구조를 이루는 나무는 돌처럼 무게감을 지니고, 그 사이를 흐르는 공기는 바람의 속성을 띠며, 스며드는 빛은 물처럼 내부를 흘러다닙니다.
그러나 이 파빌리온은 그 어떤 자연도 직설적으로 재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연이 빠져나간 자리에 남겨진 잔향을 건축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입니다.
외부에서는 무겁고 닫힌 덩어리지만, 내부는 생각보다 섬세하게 열려 있습니다. 틈 사이로 들어오는 빛은 구조를 해설하지 않고, 그저 공간에 감각의 떨림을 남깁니다.
그 빛은 매 순간 다르고, 날씨에 따라, 시간에 따라, 구름과 햇빛의 움직임에 따라 다르게 스며듭니다. 물리적 형태는 그대로지만, 공간은 늘 살아 숨쉬네요.
이 파빌리온은 자연이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감각을 저장합니다. 전나무의 결, 불에 그을린 표면, 바람이 스치는 틈, 그리고 스며드는 빛. 관람자는 그 안에서 제주를 직접 보지 않으면서도, 제주의 공기를 느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수풍석 뮤지엄에 이은 제주의 매력적인 건축 공간을 함께 담아왔습니다.
유동룡 뮤지엄에 방문하신다면 꼭 파빌리온도 함께 방문 해 보세요!
건축
@drawingworks_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용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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