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정원의 진수
호암미술관
🏆 1998 환경문화대상
오늘은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아래, 낮은 담장을 둘러 펼쳐지는 전통정원 희원으로 떠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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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 연잎 가득한 연못에 연꽃이 피어나 시선을 사로잡고 녹음이 가득한 정원의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어요. 하늘이 높아지고 단풍이 곱게 물드는 가을은 차경의 매력을 가장 드라마틱 하게 느낄 수 있는 계절이지요.
겨울에 눈이 내리면 정원이 하얗게 덮여 또 다른 고요한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한국의 전통과 현대가 만나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멋진 풍경화를 그려내고 있는 희원은 비교적 정원 문화가 발전하지 못한 우리나라 정원 문화에 큰 유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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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호암미술관 초창기 진입부와 조경은 궁궐 같은 대칭형 구성이었습니다. 조경가는 기존 지형을 그대로 살리고, 담장과 정자를
덕분에 정원 안 매화와 담장 밖 산세가 한 화면으로 겹쳐지고, 걷는 속도에 따라 매 순간 경관이 달라집니다.
첫 관문 보화문을 지나면
S자 숲길 끝에서 담장을 끼고 꺾으면 숨 고르기 공간 간정이 나타나고, 곧 소원이 펼쳐집니다. 옛 지형을 복원한 작은 동산, 1칸 정자 관음정과 연못이 한 폭 산수화를 이루고, 소원에는
정원의 하이라이트는 주정. 사각 연못 법연지와 주변
희원 곳곳엔 신라 석탑, 불상, 벅수, 연자방아 등 100여 점의 석조 유물이 숨어 있습니다. 불교 석물은 양대 평지에, 생활 유물은 연못 가장자리에, 민속 석물은 숲길에 배치돼 정원 전체가 야외 박물관이 되었어요. 유물은 주인공이 아니라 배경이 되어
방문자의 동선에 따라 경관이 바뀌듯, 정원의 표정도 시간에 따라 변합니다. 초봄 매림의 매화는 길을 분홍으로 물들이고, 여름 주정은 수련과 잠자리로 빛나며, 가을엔 단풍과 억새가 담장을 붉게 물들이며. 눈 덮인 겨울, 관음정의 목재 기둥과 흰 지붕선은 또 다른 수묵처럼 보인다고 해요.
이 정원은 아름다운 식재와 전통 양식을 뛰어넘어, 신라에서 조선까지의 석조물이 조경과 어우러진다는 점에서 한국 정원의 미학을 압축합니다. 모든 요소에는
무엇보다 희원이 특별한 이유는 담장 안 조경에 머무르지 않고, 담 밖 풍경과의 조화를 통해 자연 전체를 하나의 정원으로 인식하게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산과 호수를 끌어들이는 차경의 창은, 마치 풍경과 함께 호흡한다는 감각을 주고 있었습니다.
희원의 요소들은 기와 한 장 없이도 전통의 정신을 전하며, 건축보다 자연, 장식보다 관계를 앞세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