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아래 다양한 눈높이의 경관
유지커피웍스
연재 제주
오늘은 특별한 카페를 만나러 제주도로 떠나봅니다.
길다란 장방향의 대지, 땅의 양 옆에는 비닐하우스로 가득찬 농지 또 반대편은 개발구역으로 펜스가 쳐져있는 땅이라면 이 곳에 들어서야 할 카페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야 할까요. 제주이지만 바다 전망이 없는 이 땅에서, 건축가는 외부가 아닌 시선을 내부로 집중시키는 방법으로 카페를 만들었습니다.
길다란 대지의 절반은 진입공간, 그리고 절반은 카페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주차를 하고 멀리서도 보이는 삼각형의 형태의 건축물들은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사실 정확히는 삼각형 모양의 건물은 아니지만 지붕의 형태를 극대화 하면서 삼각형 덩어리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가지게 되었네요, 그 덕에 지붕의 처마선이 무릎 높이까지 내려오는 신기한 장면들도 볼 수 있습니다. 하필 또 비가 내리는 날에 방문해서일까요, 천연 슬레이트로 만들어진 검고 거대한 지붕으로 쏟아져 내려오는 빗물이 푸른 이끼가 자리잡은 땅을 적시는 장면은 장관이었습니다.
특별한 외관에 이끌려 내부 공간으로 들어가다 보면 조경으로 가득찬 중정을 두고 양옆으로 카페가 자리를 잡은 형태임을 알 수 있는데요, 진입부와 중정을 채우고 있는 모든 나무들은 50년 제주 토박이 대표님께서 모아오신 제주의 나무들로 유지나무, 제주도 토종 감귤나무, 그리고 돌, 푸른 조경 위에 샛노란 열매들이 공간의 색감을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카페 내부는 또 다시 한번 방문객의 공간 경험을 환기합니다, 거대한 중목구조로 구성된 카페동은 구조체의 부재들이 휘어가며 지붕을 지탱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마치 실내에 나무가 도열된 경관을 의도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나무를 비추는 조명들은 지붕의 구조체들을 강조하고 있고, 내부의 가구는 검은색으로 이루어져 거대한 지붕의 존재감을 상대적으로 더욱 부각시키며, 바닥은 차분하게 가라앉은 제주의 땅을 표현한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또 무심한 삼각형인 것 같은 지붕도, 사실 주변의 맥락과 조응하는 결과물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지의 양옆으로는 이렇다할 조망이 없기에 오히려 지붕을 바닥에 닿을만큼 끝까지 내리고 90cm정도만의 여유를 둬 좌석에 앉았을 때, 제주의 땅과 낮은 이끼류의 조경들을 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반대로 아름다운 조경이 있는 두동의 카페 건물 사이 중정 방향으로는 지붕의 일부를 들어내 조경을 편하게 바라볼수 있도록 활짝 열어 두었구요.
유지라는 이름도 유자의 제주 방언이라고 해요, 유자 색을 닮은 큰 지붕 아래에서 제주의 자연을 다양한 높낮이로 경험해볼 수 있는 유지커피웍스, 멋진 건축공간과 함께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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