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탐방 영상

제주에서 만나는 차분한 질서의 공간

카페 진정성 종점

연재 제주

건축가 더퍼스트펭귄

지도에서 보기 카페 진정성 종점 · 제주 제주시

오늘은 제주 이호테우 해변 인근에 위치한 카페 진정성 종점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이미 많은 분들에게 익숙한 진정성 카페이지만, 이번 종점은 창호 브랜드 ‘위드지스’와의 특별한 협업으로 탄생했습니다. 단순한 카페가 아닌, 쇼룸과 카페가 결합된 공간이죠.

비가 조금씩 내리던 날 방문한 진정성 종점은 낮고 긴 수평적인 입면으로 마치 주변의 바다 풍경과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처음 외관만 보았을 땐 무표정하고 조용한 건축이란 인상이었는데,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그 인상은 편안함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편안함은 아주 미세한 디테일에서 시작됩니다.

평면도의 주요 구성요소와 천장 마감재의 배치, 바닥의 콘크리트 줄눈 나누기까지, 공간의 모든 요소가 엄밀한 질서 아래 정리되어 있었어요. 건축이나 디자인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디테일들이 주는 특별한 희열을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천장 마감재는 언뜻 보면 하나의 색상으로 보이지 않아요. 이 목재 마감은 단순한 흡음재가 아니라, 목재에 줄눈을 넣어 가공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내부 공간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내부가 더욱 차분해지도록 돕겠습니다.

진입하자 바로 만나는 정면의 뒷편의 병풍같은 벽면도 흥미로운데요. 콘크리트 거푸집을 제거한 후 고압 살수기로 시멘트 몰탈을 씻어내 잔골재가 드러나는 ’치핑 기법‘을 활용해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냈습니다. 고압 살수기의 궤적이 그대로 드러난 벽면 패턴 덕분에 공간의 거칠면서도 세련된 분위기가 더욱 강조됩니다.

커피 제조 공간은 제주석으로 마감했고, 깊은 공간적 특성상 어두워질 수 있지만 천창을 통해 자연광을 들여와 따뜻한 빛을 공간 깊숙이 끌어들이고 있어요. 특히 이 공간에서 흥미로운 것은 천장의 선과 가구, 창호 프레임, 바닥의 줄눈이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점인데요, 공간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입장에선 굉장히 질서정연한 이미지에 눈을 뗄 수가 없었네요.

또, 카페 전면의 5미터 깊은 처마는 바다를 바라보는 시적인 프레임이 되어줍니다. 이 처마 공간 한가운데는 지붕과 바닥을 뚫고 자라는 나무 한 그루가 있어 더욱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냅니다. 오직 이 나무만을 위해 지붕으로부터 특별한 햇빛과 빗물이 내려오는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죠.

외부에는 작은 수공간이 있는데, 햇빛이 좋은 날엔 연못에 반사되는 빛이 아름다울 것 같아요. 이 연못은 바다를 바라볼 때보다 오히려 바다에서 건물을 바라볼 때 더 인상적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이렇게 진정성 종점은 서로 다른 요소들의 대비와 조화로 특별한 공간 경험을 선사합니다. 위드지스와 진정성이라는 서로 다른 브랜드의 특성이 병치되면서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공간입니다.

몸을 낮추고 존재감을 최소화하면서도 모두를 편하게 맞이하는 공간의 태도에서 배려와 공존의 의미가 느껴집니다. 깊고 짙은 음영의 정서 속에서 천장을 뚫고 들어오는 경쾌한 자연광까지, 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독특한 공간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제주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한번쯤 방문해서 이 질서정연한 공간을 직접 경험해보셔도 좋겠습니다☺️

📍카페 진정성 종점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이호일동 322
✅ 영업시간 : 오전 10:00~오후 9:00

건축 설계 : The first Penguin
@thefirstpeng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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