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탐방

공연장 전체가 하나의 악기

부산콘서트홀

연재 음악과 건축

지도에서 보기 부산콘서트홀 · 부산 부산진구

오늘은 특별한 손님입니다. 클래식 전문 매거진 @classic.magazine_kr 과 함께 공간을 소개합니다.

부산진구 동평로 250. 부산시민공원 안 이 땅은 약 146년간 미군기지(캠프 하야리아)로 닫혀 있었습니다. 2010년 반환, 2014년 시민공원으로 조성되었고, 2025년 6월 20일 그 안에 부산콘서트홀이 문을 열었습니다. 부산 최초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입니다. 비수도권에 지어진 첫 대규모 클래식 홀이기도 해요.

총 사업비 1,107억 원의 공공 주도 프로젝트입니다. 세계 5대 지휘자로 꼽히는 정명훈이 초대 예술감독을 맡았습니다.

건물의 컨셉은 ‘In Situ’, 땅을 움켜쥔 장소라는 뜻이라고 하는데요,
설계는 dmp건축(주관사), 해안건축, 아이엔지건축이 맡았습니다.

오호근 dmp 건축 대표는 공원 전체의 에너지가 건물로 수렴하고, 다시 공원으로 퍼져 나가는 형태를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습니다.

설계 개념은 그라운드(Ground)와 클라우드(Cloud)로 나뉩니다. 그라운드는 대지의 에너지가 파도치듯 건물 외피로 이어지며 공원을 연결하는 층위이고, 클라우드는 지면에서 떠올라 소리를 확산시키는 내부 천장과 반사체의 층위입니다.

외관을 옆에서 보면 파도 위를 출항하는 배의 실루엣이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대지를 움켜쥔 형상입니다. 건물 외피는 수직 패턴으로 마감돼 보는 각도에 따라 인상이 달라집니다. 1층 전면 벽면은 유리로 처리됐습니다. 공원을 걷는 시민이 홀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어요. 객석은 지하 1층에 있습니다. 공원 지면에서 자연스럽게 내려가 공연장으로 진입하는 구조입니다. 공원이 공연장의 로비가 됩니다.

2,011석. 객석 배치는 ‘빈야드(Vineyard)’ 방식입니다.
포도밭처럼 경사진 계단식 객석이 무대를 사방에서 감쌉니다. 국내 두 번째 도입이에요. 2층 측면에서 내려다보면 객석들이 섬처럼 무대를 에워싼 장면이 펼쳐집니다. 어느 자리에서든 연주자와의 거리가 가깝습니다. 빈야드 형식은 음향 제어가 까다롭습니다. 볼록한 형태의 벽체와 천장을 적용해 소리가 특정 지점에 집중되지 않고 2층 가장자리까지 고르게 전달되도록 설계했습니다.

내부 벽면에 벽돌을 사용했습니다. 둥근 형태와 각진 형태, 두 종류의 이형 벽돌 93,000개를 미세하게 다른 각도로 배열했어요. 각도가 조금씩 다른 면들이 소리를 부드럽게 난반사시킵니다. 흙으로 빚은 재료의 질감이 공원의 대지와 연결됩니다. 전면 상부에는 QRD(Quadratic Residue Diffuser)를 설치해 유리 외벽의 음향 취약점을 보완했습니다. 무대 상부의 반사판은 높이와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요. 오케스트라, 독주, 실내악에 따라 음향 환경 자체가 달라집니다. 음향 설계는 오양기 전 목포대 교수와 dmp건축이 맡았습니다. 잔향시간(RT60)은 약 2.3~2.4초입니다.

무대는 20개 구역으로 분할됩니다.
각 구역이 최대 1.2m까지 독립적으로 오르내립니다. 오케스트라 편성, 합창단 배치, 독주 공연에 따라 무대 구성이 바뀝니다. 무대 바닥은 두꺼운 목재 구조로 제작돼 연주 중 바닥의 울림이 소리에 더해집니다. 객석 의자는 일본 고도부끼(Kotobuki) 제품입니다. 관객 유무와 관계없이 일정한 음향 환경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제품이에요. 리허설도 실제 공연과 같은 음향 조건에서 진행됩니다.

무대 뒤편에는 파이프오르간이 있습니다.
독일 프라이부르거 오르겔바우(Freiburger Orgelbau)가 제작했습니다. 파이프 4,423개. 스톱 64개. 4단 건반과 2개의 콘솔. 가로 18m, 높이 11m, 깊이 3.4m. 이 제작사가 만든 오르간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제작에 30개월, 설치에 3개월이 걸렸습니다. 비수도권 공연장 최초, 국내 전체로는 세 번째 설치입니다. 외관 디자인에는 광안대교와 파도가 모티프로 담겼습니다. 시공이 상당 부분 진행된 시점에 설치 조건을 맞추기 위해 콘크리트 골조 일부를 절단하는 구조 조정까지 이뤄졌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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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악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산콘서트홀에서는 그게 설계 언어라고 해요, 벽돌의 각도, 반사판의 높이, 의자의 흡음 특성, 무대 바닥의 진동까지 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소리를 향해 정렬되어 있습니다.

2027년 개관 예정인 스노헤타의 부산오페라하우스와 함께, 부산이 동북아 클래식 문화 거점 도시를 향해 준비를 하고 있네요.

사진

  • 사진 제공 : 부산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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