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The Chicago Athenaeum : Museum of Architecture and Design
국립신미술관
@thenationalartcentertokyo
오늘은 건축 강국 일본의 수도 도쿄로 떠나봅니다. 프리츠커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나라답게, 일본은 정말로 높은 수준의 건축가와 건축물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뛰어난 공간들을 여러분께 소개하며, 훗날 여행 시 하나의 목표로 삼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도쿄 도심에 자리한 일본 최대 규모(14,000㎡)의 ‘국립신미술관’은 기존 미술관과 완전히 다른 운영 방식을 선보입니다. 바로 소장품이 하나도 없는 미술관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일본 국립미술관 중 다섯 번째로 문을 연 이곳은 소장품 없이 기획전과 공모전을 중심으로 운영하며, 전시실을 대관해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는 ‘아트센터’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뮤지엄(museum)’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구요. 서울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유사한 이러한 새로운 방식은, 전통적인 미술관 개념을 넘어 시민과 예술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열린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구로카와 기쇼(Kisho Kurokawa)는 늘 ‘공생(共生)’을 강조해왔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늘 주변 환경, 사회, 기술, 전통을 조화롭게 융합하는데, 이 미술관에도 그러한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는 이 미술관에서는 소장품 없이도 충분히 미술관이 가능하다고 제안합니다.
루브르에서 작품이 사라진다고 상상하기는 어렵지만, 첨단 기술을 활용한다면 도쿄에서는 오히려 실물보다 선명하게 전 세계 명작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미술관을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관리·보존 비용을 절감하고, 풍부한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하는 ‘21세기형 공생 미술관’ 모델로 이어지는데요, 실제로 하역·수장 공간은 미술관 운영에서 상당한 규모를 차지하는데, 이를 최소화하고, 필요하다면 언제든 작품을 가져와 전시할 수 있는 유연한 방식을 채택한 것입니다.
국립신미술관의 외관은 가장 먼저 3차원 곡면으로 구성된 푸르고 거대한 유리 커튼월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낮에는 부드러운 자연광을 실내로 끌어들이고, 밤에는 내부 조명이 밖으로 퍼져나가 마치 도시를 밝히는 거대한 유리등처럼 빛나는 이 모습만으로도 방문객들의 기대를 자아냅니다.
또 방문 전 ‘원뿔’이라는 기하학적 형태를 기억하고 방문해보시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원뿔 모양의 유리 방풍실을 통과해 실내로 들어서면, 로비 한가운데에 두 개의 거대한 역(逆)원뿔 형태의 콘크리트 덩어리가 꽂혀 있는 장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비정형의 빛이 쏟아지는 높은 층고의 로비 공간 속 이 두 개의 역원뿔 콘크리트는 창고와 관리 시설로 활용되며, 상부는 카페와 미슐랭급 레스토랑(‘요리계의 교황’이라 불리는 폴 보퀴즈의 브라스리)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세개의 원뿔은 이 건물의 외관의 디자인 핵심이 되기도 하는데요, 이 3개의 다른 크기의 원뿔을 유리가 감싸고 도는 형상이 바로 이 건물의 외관을 결정 지은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외관의 유리는 크게 3번 굽이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로비공간을 지나 전시 공간으로 가봅니다. 로비와 달리 현대적인 유리·철 재료 대신 전통적인 목재 바닥과 루버 마감으로 이뤄져 또 다른 일본만의 미감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기둥 없는 넓은 전시 공간은 언제든지 변형 가능한 모듈식 레이아웃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전시 형태를 유연하게 담아낼 수 있게 계획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별도의 입장권 없이도 레스토랑, 도서관, 아트숍, 로비는 이용할 수 있으며, 원하는 전시실만 골라 입장료를 지불하면 됩니다. 즉 아름다운 로비를 관람하는건 무료라는 뜻!
도심 지하철역과 직결된 입지로 접근성도 뛰어나고, 유아차나 휠체어 이용자도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소장품 없는 미술관’이라는 새로운 시도와 더불어 어디서도 보지 못한 공간감을 담은 건축을 선보인 국립신미술관은 작품 감상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누구나 예술을 쉽고 다양하게 경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21세기형 미술관이 지향하는 미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곳은 바로 도쿄의 국립신미술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