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가 답답해서 썼습니다.
오늘은 정말 필요한 책 한 권을 소개하려 합니다. 설계만 하던 건축가가, 굳이 책을 냈습니다.
저자인 이건엽 건축사
서울시 학교건축가, 경기도 학교공간기획가, KEDI 고교학점제 공간 중앙컨설턴트로도 활동하고 있으니, 학교 공간에 관해서라면 가장 현장에 가까이 있는 건축가 중 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혜성여자고등학교 도서관, 도시과학고등학교 복합라운지, 덕원여자고등학교 청람재, 효자중학교 공간드림사업, 그리고 은평문화예술정보학교까지. 이 캐러셀 속 공간들이 모두 그 결과물이구요.
먼저 학교공간혁신사업이 낯선 분들을 위해 짧게 설명드리면, 이 사업은 노후 시설을 단순히 고치는 공사가 아니라 획일화된 학교 공간을 미래 교육에 맞게 재구조화하는 공공사업입니다. 핵심은
그런데 이 책이 만들어진 계기가 흥미롭습니다. 사업의 담당자는 대부분 선생님들입니다. 건축을 배운 적 없는 분들이 어느 날 갑자기 예산과 설계, 공사를 떠안게 되죠. 그래서 현장에서는 이런 말들이 오간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다른 업무도 많은데 신경쓰기 너무 힘들다구요. 이 하소연들을 매번 마주하던 이건엽 소장님의 결론은 단순했습니다. 아, 내가 쓰자 가이드북.
책은 예산 확보부터 사용자 참여설계, 그리고 거친 시공현장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까지, 사업담당자가 궁금해하는 A부터 Z까지를 다룹니다. 전문성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얻은 교훈을 함께 적었다는 점이 이 책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읽기 쉽고, 페이지도 많지 않다고 하구요.
저는 이 책이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학교는 아이들이 하루의 절반을 보내는, 우리 대부분이 인생에서 가장 먼저 경험하는 공공건축입니다.
그런데 그 공간의 품질을 좌우하는 건 멋지고 화려한 설계안이 아니라, 사업을 끌고 가는 담당자의 이해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과정을 아는 담당자가 있어야 같은 예산으로도 더 나은 공간이 나오니까요. 좋은 공공건축은 도면에서가 아니라, 그 과정을 남 일처럼 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시작됩니다.
학생들이 오래도록 추억하는 공간을 만드는 방법. 어쩌면 이 책을 한줄로 설묭하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건물을 잊어도 그 안에서의 시간을 기억하니까요.
학교 공간을 고민하는 선생님과 사업담당자분들, 그리고 교육공간에 관심 있는 건축인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꼭 필요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