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탐방 영상

자하하디드 아키텍츠의 역작

더 핸더슨

건축가 노먼 포스터자하 하디드

지도에서 보기 더 헨더슨 · 중국 홍콩

오늘은 홍콩 센트럴,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비쌌던 땅 위에 피어난 타워로 떠나봅니다.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zha.arch )의 홍콩 첫 상업 프로젝트, 더 헨더슨(The Henderson)입니다.

비싸기로 유명한 홍콩땅 위 이 자리엔 원래 44년간 정부 소유의 다층 공영주차장(승용차 388면)이 있었습니다. 센트럴 한복판이 주차장이었다니 지금 생각하면 놀랍죠.

2017년 정부가 이 땅을 입찰에 부쳤는데, 홍콩의 센트럴 A급 상업 부지가 시장에 나온 건 20여 년 만이었다고 해요. 헨더슨 랜드가 9개 컨소시엄을 제치고 낙찰받은 금액이 HK$232.8억, 우리 돈 약 4.3조 원. 당시 세계 최고가 상업 필지 기록이었습니다.

이후 포스터+파트너스, MAD 등 굵직한 빅네임 스튜디오들과의 초청 설계경쟁에서 ZHA가 최종 선정됐고 완성되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땅값이 모든 걸 압도하는 자리에서 임대면적을 한 뼘 더 늘리는 대신 저층부를 시민에게 열어줬다는 점입니다. 건물의 몸통을 지면에서 살짝 띄워 그 아래로 채터 가든과 이어지는 정원,플라자를 만들고, 홍콩의 촘촘한 공중보행로 네트워크와 두 개 MTR 역까지 연결했습니다.

각진 이웃들(바로 옆 I.M.페이의 중국은행 타워, 폴 루돌프의 리포 센터, 맞은편 노먼 포스터의 HSBC) 사이에서 헨더슨은 의도적으로 ’부드러운‘ 실루엣을 택했습니다.

홍콩의 상징화 바우히니아(홍콩 난초나무) 꽃봉오리가 피어나기 직전 모습을 곡면 유리로 옮겼다고 해요. 이 꽃은 마침 머레이 로드 위쪽 식물원에서 처음 배양된 종이라, 장식이 아니라 ’그 자리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파사드의 비대칭 곡면은 옆집 중국은행 타워의 날카로운 각에 대한 응답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이 디자인에서 출발한 4겹, 이중접합 곡면 단열 유리는 홍콩 최초로, 4,000여 장의 패널이 1,000가지가 넘는 서로 다른 곡률을 갖습니다. 시진을 처음 게시했을 때 다들 어떻게 만들었냐부터, 비현실적이다는 연락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구조도 대범합니다. 36층,190m라는 높이는 일부러 억제한 값이라고 해요. 내재탄소를 줄이고 빅토리아 피크 주거지의 조망을 가리지 않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코어를 동쪽에 몰아 서쪽(채터 가든, 침사추이 스카이라인)을 활짝 열고, 최대 26m 무주(無柱) 스팬의 A급 오피스 평면을 얻었습니다. 상징성과 성능을 동시에 챙겼습니다.

입주사는 칼라일, 오데마 피게(AP House), 크리스티 아태 본부, 캐나다연금(CPP)까지 금융,럭셔리,아트가 모인 초프리미엄 구성이구요. 2025년엔 CTBUH가 뽑은 아시아 최고의 고층건축을 비롯해 파사드상 등 무려 4개 부문을 석권했습니다.

그리고 이 타워의 백미는 꼭대기층입니다. 38,39층엔 빅토리아 하버를 파노라마로 끌어안는 스카이라운지 겸 연회장 ‘Cloud 39’와 다이닝 플로어 ‘Summit 38’(저층부엔 한국에도 있는 아키라 백 등 입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재밌는 건, 보통 옥상으로 올라가는 기계,설비실을 이 라운지 때문에 아래층으로 내려보냈다는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사무동 곳곳엔 러닝 트랙을 품은 스카이 가든과 실외 발코니도 숨어 있어, 수직 도시 속 ‘떠 있는 공원’을 지향한다고 해요. 실제로 방문은 못해봤습니다😭

땅값이 4조를 넘는 자리일수록, 헨더슨은 임대료를 마지막 한 평까지 짜내는 대신 상징성에 베팅했습니다. 초고가 입지에선 아이코닉함 그 자체가 임대 프리미엄을 만든다는 판단이겠죠.

한국에서도 상징성 수의논리를 모두 뛰어넘는 작업이 또 나올 수 있을까요, 이와 더불어 ZHA의 손길이 느껴지는 리테일 공간들 (외부인도 아라비카 카페는 이용할 수 있습니다.) 홍콩에 방문하신다면 꼭 들러보세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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