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은 한 국가의 첫 얼굴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비행기에서 내려 처음 마주하는 공간, 그리고 그 나라를 떠나며 마지막으로 머무는 공간. 그래서 공항 건축은 일반적인 국가적 인프라이기도 하지만, 그 땅이 자신을 어떻게 보여주고 싶은지에 대한 선언이기도 해요.
프랑스 프리 베르사유(PrixVersailles)가 2026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항‘ 7곳을 발표했습니다.
사무총장 제롬 구아댕은 ”현대의 공항은 그 지역과 시대를 대표하는, 피할 수 없는 상징“이라고 말합니다. 빠른 이동이라는 본연의 목적과, 머무는 시간마저 풍요롭게 만드는 건축 사이에서, 더 이상 단순한 ’환승공간‘으로 부를 수 없는 일곱 공항을 소개합니다.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 T3 (중국)
Artelia와 광둥건축설계연구원(GDAD)이 설계했습니다. ’꽃의도시‘ 광저우의 링난 문화에서 출발해 구름·물·꽃의 흐름을 유기적인 곡선으로 풀어냈습니다. 테라스와 아트리움, 정원이 리듬감 있게 이어지고, 중국 공항 중 가장 높은 야외 전망 데크를 품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 T3 (독일)
건축가 크리스토프 매클러(ChristophMäckler)의 작업입니다. 1.3㎢, 프랑크푸르트 도심과 맞먹는 규모를 ’하나의도시‘처럼 설계했어요. 통로와 게이트, 라운지가 도시의 거리와 광장을 닮았고, 유라 석회암과 트래버틴 등 따뜻한 질감의 소재와 자연광이 공간을 채웁니다.
로카프리야 고피나트 바르돌로이 국제공항 T2 (인도·구와하티)
건축가 누루 카림(NuruKarim)이 인도 북동부의 생물다양성을 상징하는 ’대나무난초‘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유기적인 볼트 천장이 브라마푸트라강의 흐름을 따라가고, 대나무·자연채광·토착 공예가 어우러져 기다림의 공간을 발견의 순간으로 바꿔놓습니다.
나비 뭄바이 국제공항 T1 (인도)
2025년 개항한 T1은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zahahadidarchitects)의 설계입니다. 연꽃을 모티프로 한 형태 언어가 지붕의 캔틸레버와 기둥으로 이어집니다. 매일 아침 꽃잎이 피어나듯 열리는 공간이자, 강과 산을 다스리고 바다를 메워 만든 ’정복의서사‘이기도 합니다.
테초 국제공항 (캄보디아·프놈펜)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andpartners)가 설계했습니다. 대나무와 라탄을 엮은 듯한 천장이 기계 환기와 인공조명의 필요를 줄이고, 크메르 궁전과 사원을 닮은 물결치는 지붕이 인상적입니다. 중앙 보이드에는 캄보디아의 국화 럼두얼 나무가 자랍니다.
피츠버그 국제공항 (미국)
Gensler·HDR·luis vidal + architects의 협업입니다. 인근 앨러게니 산맥을 닮은 물결치는 지붕 아래, 나무를 닮은 38개의 강철 기둥이 지역의 숲을 떠올리게 하는 캐노피를 만듭니다. 포트 핏 터널에서 영감받은 ’페탈터널‘과 함께, 에너지 효율의 모범 사례로 꼽힙니다.
샌디에이고 국제공항 T1 (미국)
역시 Gensler가 설계했습니다. 예술가 제임스 카펜터(JamesCarpenter)와 협업한 244m 곡면 유리 파사드가 빛은 들이되 열과 눈부심은 걸러냅니다. 구조 기둥을 없애는 혁신적 시스템으로 발권 홀은 더 개방적으로, 탄소 발자국은 30% 줄였다고 해요.
흥미로운 건, 일곱 곳을 관통하는 공통의 문법입니다. 연꽃, 대나무 난초, 럼두얼, 산맥과 숲. 모두 그 땅의 자연과 문화를 형태의 출발점으로 삼았고, 자연광과 생물친화적(biophilic) 설계로 에너지를 아꼈습니다.
가장 글로벌한 인프라가 가장 지역적인 이야기로 완성되는 흐름. 한 국가의 첫 얼굴이 곧 그 땅의 자연과 역사를 닮아가는 것, 이것이 올해 공항 건축이 향하는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곱 곳 중 세 곳은 올해 말 ’월드타이틀‘(인테리어·익스테리어)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처음 마주하고 싶은 공항은 어디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