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여행

건축 디자이너가 다녀온, 전국의 호텔 8곳

건축가 정재헌

지도에서 보기 더한옥 헤리티지, 나무호텔, 포도호텔 외 5곳 · 강원, 서울, 제주 등

휴가철을 맞이해, 오늘은 건축 디자이너가 직접 다녀온, 전국의 호텔 8곳으로 떠나봅니다.

좋은 호텔은 하룻밤의 잠자리가 아니라, 하룻동안의 감각의 규합이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오감이 모두 특별해지는 경험이기도 하구요. 제가 직접 경험해본 여덟 곳을 모아봤습니다. 모두 추천드리는 곳입니다.


더한옥 헤리티지 (강원 영월)

@thehanok_heritage

서강과 선돌이 마주 보는 자리에 앉은 한옥 호텔입니다. 종묘 정전을 모티브로 한 구조미에 현대의 편의를 얹었고, 14개 객실은 모두 창 너머 산과 강을 끌어들이는 차경(借景)으로 설계됐습니다.

2024 베르사유 건축상(Prix Versailles) 호텔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받았습니다. (한옥이 ’전통의 재현‘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1등을 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네요.)

📍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남면 문개실길 37-150

나무호텔 (서울 광진구 광장동)
@namuhotel327_1

한강변에 있지만 조망을 오히려 접고 ’집‘을 택한 부티크 호텔입니다. 건축가 정재헌 교수가 설계했습니다. 도로가 아닌 골목으로 돌아 들어가는 긴 진입과 고벽돌 외벽, 그리고 대부분의 객실에 놓인 발코니로 도시 속 자연을 끌어들여요.

📍 서울특별시 광진구 아차산로76가길 12

포도호텔 (제주 서귀포)
@podohotel_official

재일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이 2001년 완성한, 제주 건축 답사의 상징 중 한 곳이죠. 핀크스 리조트 안에 낮게 앉아, 하늘에서 보면 정말 포도송이를 닮은 단층 구조예요. 오름의 곡선과 초가의 지붕을 모티브 삼아, 땅과 바람에 맞서지 않도록 지었다고 해요. 20여 년 전 건축이라 하기엔 만듦새와 유지 관리 모든 측면에서 만족하는 호텔이었습니다.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863

포시즌스 서울 (광화문)
@fsseoul

광화문 한복판에 희림건축과 RMJM이 설계해 2015년 문을 열었습니다. 여러 면이 일정한 각도로 꺾여 이어지는 파셋(faceted) 커튼월이 특징인데요, 덕분에 객실 통창이 정면과 측면 풍경을 동시에 담아내죠. 28층 라운지와 일부 객실에서는 경복궁과 북악산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포브스 선정 국내 유이한 5성 호텔중 한곳입니다. (다른 한곳은 신라)

📍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97

파크하얏트 서울 (서울 강남)
@parkhyattseoul

삼성역·코엑스 맞은편, 2005년에 개관한 도심형 럭셔리 호텔이에요. 인테리어는 일본의 수퍼포테이토가 맡았고, 전면을 유리로 감싼 절제된 얼굴로 도로에서 한 발 물러나 있습니다. 삼성역이 계속해서 공사중이지만 코엑스 도심 전망도 탁월합니다.

📍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606

파라다이스 시티 (인천 영종도)
@pcitykorea

2017년 문을 연 동북아 최초의 ’아트테인먼트‘ 복합리조트입니다. 호텔·카지노·컨벤션·스파에 예술을 겹쳐, 3000여 점의 아트워크가 공간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MVRDV가 설계한 클럽 크로마도 만나보시면 좋겠습니다.

📍 인천광역시 중구 영종해안남로321번길 186

네스트호텔 (인천 영종도)
@nest__hotel

파라다이스 시티와 같은 영종도지만 결이 사뭇 다릅니다. JOH(제이오에이치)앤컴퍼니가 브랜딩부터 건축·디자인까지 총괄해 2014년 완성했고, 국내 최초의 디자인호텔스(Design Hotels) 멤버가 된 곳이죠. 회색 콘크리트 세 덩어리가 마치 두꺼운 책 세 권을 쌓아둔 듯한 외관인데, 땅에 자라던 갈대밭을 밀지 않고 그대로 남긴 이야기가 특히 좋았습니다.

📍 인천광역시 중구 영종해안남로 19-5

씨마크 (강릉 경포)
@seamarqhotel

마이어 파트너스가 설계해 화제가 되었던 곳입니다. 순백의 패널과 유리 커튼월, 건물 밖으로 돌출된 플로팅 발코니, 그리고 인피니티풀까지. 앞으로는 동해, 뒤로는 경포호를 동시에 끌어안죠.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강릉의 씨마크는 한국에서 손꼽히는 수작이라는 생각이에요.)

📍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해안로406번길 2


여덟 곳을 늘어놓고 보니, 호텔마다의 매력도 가지각색인 것 같습니다. 어떤 곳은 자연을 끌어들이고, 어떤 곳은 도시 속으로 조용히 숨고, 또 어떤 곳은 예술을 겹쳐 올리구요. 이번 휴가지엔 어딜 가볼까요?

더 많은 건축 디자이너의 호텔경험이 궁금하다면?

@space.text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