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가 만든 목욕의 집
양평, 물의 집
오늘은 국내 최초 사우나 커뮤니티 @mondaysauna 와 함께 귀한 공간을 만나러 갑니다.
양평 강상면, 산과 시내 사이에 놓인 작은 집
핀란드에는 주말이면 시골의 작은 집에서 사우나를 하며 쉬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유학 시절을 보낸 부부는 친구의 호숫가 별장에서 했던 사우나를 오래 잊지 못했다고 해요. 두 사람 모두 목욕과 사우나를 좋아했고, 집 이야기를 나누던 건축가 역시 목욕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죠.
물의 집은 이 세 사람이 함께 쓰려고 지은 집입니다. 설계는 바이아키텍쳐가 맡았고, 시공은 건축주가 직접 관리했습니다. 살롱
그래서 이 집의 중심에는 거실 대신 물이 있습니다. 33평 남짓한 단층에서 가장 큰 자리를 물의 공간이 차지하고, 그 둘레에 좌식 공간과 입식 공간처럼 최소한의 머무는 자리만 붙어 있구요. 물의 공간은 화장실과 샤워, 사우나, 탕, 바깥의 풍욕 자리까지 하나로 이어집니다.
밖에서 보면 쓰임을 짐작하기 어려운 건물입니다. 하나의 돌덩이 같기도, 흔적만 남은 유적지 같기도 하죠. 십자로 교차하는 중심부는 평면에서는 벽으로 닫혀 있고, 단면에서는 지붕으로 열려 있습니다. 4m 남짓한 천장의 일부가 하늘로 열려 있어 낮은 물소리와 습도, 바람, 계절마다 달라지는 빛이 그대로 들어오는데요. 건축가는 이것들을 집의 배경으로 두지 않고 공간을 짜는 조건으로 삼았다고 설명합니다.
머무는 공간은 유리와 처마로 바깥 풍경을 받아들이지만, 물의 공간은 시야를 줄이는 대신 다른 감각을 몸에 바로 닿게 합니다. 두 단 올라서는 대청, 한 단 넘어가야 하는 탕의 턱, 온몸이 뜰 수 있는 탕의 너비와 깊이, 물에 뜬 채 뒷목을 기댈 수 있는 돌의 모서리. 단면의 작은 높이 차이 하나하나가 물과 몸의 시간을 만드는 장치죠.
핀란드의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사우나 문 옆에는 물을 담은 금속 양동이가 놓여 있고, 몸을 기대는 돌은 여름엔 서늘하게, 겨울엔 온돌처럼 따뜻하게 쓰인다고 합니다. 탕 옆에는 나무 한 그루가, 마당에는 볕을 쬐는 넓적한 돌이 있구요.
부부와 건축가는 지난 일 년 동안 각자의 리듬으로 이 집을 오가며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해요. 그래서 집이 비는 날에는 이런 시간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과 나누기로 했습니다.
이 한 문장이 이 집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집 이름 옆의
탕에 몸을 띄우고, 바닥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고, 비 오는 날 빗소리를 오래 듣는 일. 그런 하루가 필요할 때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물의 집
건축설계 바이아키텍쳐 @byarchitecture.
경기 양평군 강상면
낮의 쉼
한 팀 단독 이용, 최대 4인
사진
- photo
@youngkwo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