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소식

다니엘 리베스킨트 스튜디오, 대치동 쌍용 재건축 참여

지도에서 보기 대치 쌍용 재건축 (대치동) · 서울 강남구

오늘은 강남 한복판, 대치동으로 떠나봅니다.
이번엔 조금 특별한 소식인데요.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재건 마스터플랜과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을 설계한, 다니엘 리베스킨트(@daniellibeskind)가 강남 재건축 단지의 설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뉴욕 그라운드 제로, 해운대 아이파크의 그 리베스킨트가 맞습니다.)

국내 설계는 국내 매출1위의 건축설계사무소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와 HJ디자인파트너스가 함께 맡았습니다. 프로젝트는 ’대치쌍용1차‘ 재건축이에요.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에서 도보 2분, 양재천과 탄천을 곁에 둔 자리죠.

기존 15층 5개동 630가구가 지상 49층 6개동 999가구로 완전히 새로 태어나구요. 시공은 삼성물산이 맡았습니다. (지난 4월 조합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됐어요), 새 이름은 ’래미안 르네아르 대치‘, 재생을 뜻하는 ’Rene‘와 예술을 뜻하는 ’Art‘를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사실 저는 이 소식에서 리베스킨트라는 이름 자체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그는 원래 날카로운 예각과 파편처럼 쪼개진 형태로 유명한 건축가로 많이들 알고 계실겁니다.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의 갈라진 틈, 그라운드 제로의 각진 실루엣을 떠올리면 쉽죠. 그런데 이번 대치동에서는 곡선을 택했다는 점에서 의아한 부분도 있습니다만,

저는 이게 프로그램의 차이에서 왔다고 봐요. 박물관이나 추모 공간은 방문자에게 긴장과 사유를 요구하지만, 이곳은 매일 돌아오는 ’집‘이니까요. 날 선 형태보다 부드럽게 감기는 곡선이 어울린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여섯 개 동이 모두 같은 입면을 공유하는데, 빛과 보는 각도에 따라 곡선 패턴이 회전하며 위로 솟아오르는 것처럼 읽힙니다.

멀리서 보면 여섯 동이 아니라 하나의 커다란 조형처럼 보이도록 의도한 것 같아요. 입면엔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패널도 들어가구요.

양재천을 내려다보는 전망 라운지가 단지 한가운데 놓이고, 그 위로 계단식 녹지 지붕이 이어지며 수변공원을 단지 안으로 끌어들일 계획입니다.

동과 동 사이를 곡선 정원이 휘감고, 1층엔 원형 수경 시설을 감싸는 유선형 로비가 자리 합니다. (조경은 어떤 스튜디오가 참여했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건, 요즘 서울 재건축이 해외 유명 건축가를 앞세우는 흐름이 뚜렷하다는 점이에요. 여의도 대교아파트엔 헤더윅 스튜디오가, 서울역 인근 대형 개발엔 포스터+파트너스가 이름을 올렸죠. 리베스킨트의 대치동도 그 연장선에 있는 셈입니다.

브랜드가 된 건축가의 이름이, 이제 강남 아파트의 분양 언어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이제는 조감도만으로 도시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다들 인지하고 계실텐데요, 착공은 2027년, 준공은 2030년을 목표로 하는데, 이 곡선들이 실제로 지어지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풍경이 되기까지는 설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겠죠. (개인적으로는 리베스킨트의 해운대 아이파크 디자인은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아이콘 건축이 ’집‘이라는 가장 일상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질 때, 대치동엔 어떤 장면이 남게 될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사진

  • Rayus / 삼성물산 건설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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