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소식

27년 만에 다시 그리는 여의도공원

여의도공원 재조성 설계공모 당선작

’함께 가꾸는 여의도공원‘

지도에서 보기 여의도공원 · 서울 영등포구

7월 1일, 서울시가 여의도공원 재조성 설계공모의 당선작을 발표했습니다. 조경사무소 사람과나무(주)가 제이더블유랜드스케이프(@jwlandscape_official), 건축사사무소 협동원(@hyupdongone)과 함께 제안한 ’함께 가꾸는 여의도공원‘입니다.

총 10개 팀이 참여해 지난 6월 18일 1차 심사에서 5개 팀이 추려졌고, 25일 설계자 발표와 조경·건축·도시 전문가 심사위원단의 심층 토론을 거쳐 최종 선정됐어요. 당선팀에게는 설계권이 주어집니다.

공모의 대상지는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부지를 제외한 여의도공원 19만 5,539㎡. 1999년 1월 개원한 여의도공원은 시설 노후화와 여의도 동서 단절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는데요. 신축될 제2세종문화회관, 한강 수변과 연계한 문화복합거점으로 재편하는 것이 이번 공모의 과제였습니다.

당선작이 흥미로운 지점은 이 땅의 역사를 읽는 방식입니다. 모래섬이었던 여의도는 일제강점기 비행장으로 개발됐고, 군사정부 시기 5·16광장이 됐으며, 1999년 공원이 됐습니다. 매 시대의 권력이 이전 층위를 지우고 덧씌워온 100년이었죠.

당선작은 이 반복을 끊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축적된 층위,원경관의 개방감, 광장의 상징성, 공원의 생태적 가치를 지우는 대신 드러내는 것을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공간 구조의 핵심은 ’세 겹의 구조‘입니다. 지난 30년간 축적된 식생과 지형, 수계를 보존하면서 공원을 두 겹의 선형공원과 중앙의 열린 내부공원으로 재구성해요. 동서 방향의 선형공원은 주변 가로와 엮여 도시와 공원의 경계를 완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여의대로 쪽 선형공원은 교통 흐름을 유지하는 도로 다이어트를 전제로 최대 20m까지 확장하는 안이 담겼어요.

두 겹의 선형공원 안쪽은 열린 경관을 회복합니다. 설계팀은 이 거대한 비움 자체가 상징이라고 설명하는데요. 중심부에는 대규모 문화행사를 수용하는 열린 공간 ’여의들판‘이 조성되어 제2세종문화회관과 생태숲을 잇는 중심축이 됩니다.

문화회관과 공원의 단차는 언덕(그랜드힐)과 연못(그랜드폰드)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생태숲은 샛강공원과 하나의 생태축으로 통합됩니다. 화장실 등 공원 내 건축물도 각각 작은 정원 개념으로 특화할 계획이에요.

심사위원단은 ”적절한 비움과 채움을 통한 공간 개방성과 조망성이 우수하고, 주변 가로변과 연계한 공원 경계부 처리로 도시와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공원의 확장성과 활용성을 높인 계획“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운영 방식의 제안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서울시, 기업, 시민이 함께 공원을 만들고 운영하는 ’여의도공원 컨서번시‘ 모델인데요. 기업은 ESG 활동과 연계해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시민은 공원 가꾸기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입니다.

비행장에서 광장으로, 광장에서 공원으로, 공원을 결정해온 주체가 국가에서 기업과 시민으로 이동하는 것이 여의도공원의 진정한 마지막 변모라는 것이 설계팀의 설명입니다.

시민과 기업이 공원 운영에 참여하는 컨서번시는 뉴욕 센트럴파크가 40여 년간 운영해온 모델이기도 하죠.

한편 2등에는 동심원조경 외 2개사의 ’GROUND ONE‘, 3등에는 삼성물산 외 2개사의 ’WITNESS TREES & CIVIC GROUND‘, 4등에는 에이치엘디자인 외 2개사의 ’여의자연, 깊은 연결‘, 5등에는 서안 외 2개사의 ’여의식물원‘이 선정됐습니다.

서울시는 이달 중 설계에 착수하고, 2027년부터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공사와 연계해 단계적으로 공사를 진행합니다.

완공 목표는 2030년. 당선작을 포함한 입상작 5점은 시상식 이후 서울시청 본관 1층 로비에서 일주일간 전시될 예정입니다. ’거대한 비움‘이 실제 어떤 풍경으로 구현될지, 2030년의 여의도가 궁금해지는 발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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