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소식

사그라다 파밀리아, 144년 만에 외관 완성

지도에서 보기 사그라다 파밀리아 · 스페인 바르셀로나

오늘은 144년 만에 외관 공사를 마친 한 성당 이야기로 바르셀로나로 떠나봅니다. 스페인 여행객들의 방문 필수 건축물이죠, 사그라다 파밀리아입니다.

2026년 2월 20일, 중앙 탑인 ’예수의 탑‘ 꼭대기에 십자가의 상부 팔이 설치되며 성당은 172.5m 높이에 도달했습니다. 이로써 독일 울름 대성당(161.5m)을 넘어서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당이 되었죠. 사실 외관 구조가 실제로 완성된 날은 이 2월 20일이고, 지난 6월 10일은 가우디 사망 100주기에 맞춰 교황 레오 14세가 집전한 미사와 함께 그 완성을 공식적으로 기념한 축성식이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전체 외관의 완성은 아닌데요, 외부 추가 장식과 ’영광의 파사드‘가 남아있습니다. 영광의 파사드는 2034~203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고, 예수의 탑 내부 전망대는 2027년 일반에 개방될 예정이라고 해요.

가우디 설계의 가장 큰 특징은 직선과 직각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는 자연에는 직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고, 내부의 기둥은 우리가 흔히 아는 수직의 기둥이 아닙니다. 나무가 가지를 뻗듯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천장을 향해 뻗어 오르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건축에서 기둥은 하중을 아래로 전달하는 구조체지만, 가우디의 기둥은 숲 속에 서 있는 것 같은 감각을 만들어냅니다. 하중은 여러 방향으로 분산되고, 내부 공간은 기둥이 빽빽한데도 오히려 열려있는 느낌을 주게 되구요.

추에 모래주머니를 매달아 늘어지는 곡선으로 구조를 계산하던 그의 모형 실험은, 도면보다 실물을 신뢰했던 그의 작업 방식을 잘 보여줍니다.

빛의 설계도 같은 논리에서 출발하는데요, 건축에서 빛은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공간의 성격을 결정하는 재료입니다. 세 개의 파사드는 각각 아침 빛부터 해질녘의 깊은 음영까지, 하루 동안의 빛의 변화를 그대로 건축의 흐름으로 끌어들이도록 배치되어 있습니다. 외부에서 보면 화려한 장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연광의 이동경로를 건축 서사로 끌어들인 설계라고 해요.

흥미로운 사실은 이 건축물이 세계 최대 규모의 ’불법 건축물‘이었다는 점인데요, 1885년 가우디가 신청한 건축 허가에 어느 누구도 답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으며, 2019년에야 정식 허가가 발급되었지만 그 기한도 2026년에 만료를 앞두고 있어, 가장 신성한 건축물이 행정적으로는 가장 불완전한 상태이기도 해요.

남은 과제도 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공사인 영광의 파사드와 그 앞에 조성될 대계단 및 대광장인데요, 계획대로라면 성당 인근의 주택과 상점들이 철거되고 수천 명의 주민이 이주해야 합니다. 신앙의 상징과 그 발밑의 일상이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가 마지막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학계의 건축 담론에서 좀처럼 다뤄지지 않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한 명의 건축가의 비전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후대가 이어 짓는 방식이 동시대 건축의 흐름(맥락, 사용자, 도시와의 관계)과는 다소 떨어져 있다는 점, 그리고 이미 신화화된 가우디에 비평적 거리를 두기 어렵다는 점이 그 배경으로 거론됩니다.

어떤 의미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하나의 거대한 의례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건물은 짓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시간 자체가 건물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보여주고 있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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