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없는 복제와 사람을 갈아 넣는 관행 사이에서, 결국 남는 것은 창작자만의 ‘고유함’이라 믿습니다. 서로 다른 실을 엮어 하나의 색동을 짓듯, 국내외 거장 12인이 각자의 방법론을 풀어놓는 자리. 그 가운데 먼저 만날 건축가 네 분을 소개합니다.
반 시게루 ─ 2014년 프리츠커 수상자. 종이 튜브와 목구조로 ‘가볍고 따뜻한 구조’를 실험해 온 건축가입니다. 지진과 재난의 현장에 종이로 대피소와 교회를 세워온 그의 인도주의적 태도는, 프리츠커가 그를 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나무가 숲처럼 뻗어 지붕이 되는 나인브릿지 골프클럽, 모자를 닮은 목조 지붕의 퐁피두 센터 메츠가 그 언어를 잘 보여줍니다.
헤더윅 스튜디오 ─ ‘건축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다’는 평을 받는 런던의 스튜디오입니다. 조각적인 감성과 실험적인 재료로, 구글 베이뷰 캠퍼스와 도쿄 아자부다이 힐스, 뉴욕 허드슨야드의 조형물 베슬을 빚어 왔습니다. 물결치는 네 개의 타워로 계획된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이들이 한국에서 처음 맡은 주거 작업이고요. 이번 무대엔 그 작업을 이끄는 Executive Partner 스튜어트 우드가 섭니다.
승효상 ─ ‘빈자의 미학’으로 한국 현대건축의 한 축을 세운 거장이자 이로재 대표. 김수근의 공간연구소에서 출발해 초대 서울시 총괄건축가를 지냈고, 땅에 새겨진 기억, 곧 ‘터무니’를 존중하는 건축을 이어 왔습니다. 장식을 덜어낸 담담한 면이 자연으로 채워지는 그의 태도는, 사유의 정원 사유원에 지은 현암에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유이화 ─ ‘바람의 건축가’ 이타미 준(유동룡)의 정신을 잇는 ITM 유이화건축사사무소 대표. 자연을 재료로 삼는 시적인 공간을 짓습니다. 갤러리와 카페, 게스트하우스를 품은 칠곡 시호재는 ‘시간을 향해 쏘는 활’이라는 뜻을 담았고, 아버지에게 바친 제주 유동룡미술관은 그가 가장 오래 고뇌한 작업입니다. 두 작업 모두 국내외 디자인 어워드를 휩쓸었습니다.
재료의 혁신, 형태의 실험, 비움의 미학, 시적인 계승. 닮은 구석 하나 없는 네 개의 방법론이 모여 하나의 색동이 됩니다. 나머지 여덟 실까지, 8월 코엑스에서 만나보세요.
일정 │ 2026.8.6(목)~8.7(금) 10:00–18:00
장소 │ 코엑스 3층 오디토리움
티켓 │ 블라인드 티켓 판매 중, 최대 25% 할인 (일일권 154,000원 / 양일권 264,000원, 5인 이상 단체 10% 추가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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