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초고층, 높이를 짓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설계하다

『초고층』발간

오늘은 인간의 욕망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난 건축 유형, 초고층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보려 합니다.
인간은 언제나 하늘을 향해 손을 뻗어왔습니다. 바벨탑이 그랬고, 피라미드가 그랬습니다.

‘높이’는 단순한 수직의 개념이 아니라, 시대의 기술과 권력, 그리고 인간의 열망이 겹겹이 쌓인 결과였죠.

오늘 소개할 책 『초고층』은 그 열망이 실제 도시 속에서 어떤 선택과 판단을 거쳐 구현되었는지를 차분히 따라가는 기록입니다.

초고층 건축은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부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졌고, 어떤 계산과 긴장이 반복되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그 지점에 있습니다.

『초고층』은 수십 년간 세계 곳곳의 초고층 구조 설계에 직접 참여해 온 구조기술자의 시선으로 쓰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하는 마천루들은 사진 속 아이콘으로 소비되지 않습니다. 수많은 조건 속에서 내려진 선택, 계산과 타협, 그리고 현장에서의 긴장 끝에 도달한 결과물로 다가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기술을 앞세워 과시하지 않는다는 태도입니다.

대신 “왜 이 선택이 필요했는지”, “다른 가능성은 없었는지”,
그리고 “그 판단이 도시와 사용자에게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차분히 묻습니다. 그 과정에서 구조기술은 전문가만의 언어를 넘어, 도시를 이해하는 하나의 시선으로 확장됩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초고층을 성공의 서사로만 다루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 끝내 감당하지 못한 리스크,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초고층의 한계까지 솔직하게 기록합니다. 이 태도는 오히려 초고층이라는 건축 유형의 복잡성과, 그 안에 담긴 진짜 아름다움을 더 또렷하게 드러냅니다.

그래서 『초고층』은 차세대 엔지니어와 건축가에게는 현장을 이해하는 깊은 참고서가 되고, 비전공자에게는 우리가 매일 올려다보는 도시의 풍경을 새롭게 읽게 만드는 안내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문성과 대중성이 균형을 이루는 책인지라, 다른 관점에서 읽어봐도 즐겁게 읽히더라구요.

초고층을 높이로 소비하는 시선을 넘어 도시의 선택과 판단이 응축된 구조물로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권합니다.
읽고 나면 마천루는 더 이상 멀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안에 숨어 있던 수많은 고민과 인간적인 결정들이,
도시의 풍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곧 상하이로 떠나는데, 새로운 관점을 안고 마천루들을 바라 볼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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