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탐방

F1 챔피언의 집, McLaren Technology Centre

건축가 노먼 포스터

지도에서 보기 McLaren Technology Centre · 영국

오늘은 올해 F1을 지배한 팀(컨스트럭터 챔피언십 &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만든 그 공간, 세계에서 가장 빠른 팀이 머무는 ‘집’으로 떠나봅니다.

노먼 포스터(Norman Foster)가 이끄는 Foster + Partners가 설계한 McLaren Technology Centre(MTC)는 기술·정밀·속도라는 개념이 건축으로 번역된 하나의 도시라고 설명했습니다.

1966년부터 F1에 참여해온 맥라렌은 누적 우승 기록은 물론, 기술 혁신을 통해 모터스포츠 역사를 다시 써온 팀입니다. 이들이 구축해온 ‘정밀함의 문화’를 건축적 언어로 구현한 결과물이 바로 McLaren Technology Centre죠.

MTC의 평면은 반원형 건축 + 반원형 호수가 맞물려 하나의 완전한 원(circle)을 이룹니다. 이 호수는 조경 요소가 아닌 엔진 테스트룸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냉각 시스템 역할을 수행합니다.

환경을 기술의 일부로 끌어들이며, ‘보이지 않는 엔지니어링’을 건축 외부까지 확장한 설계사례로 많이 알려져 있죠. 한국타이어 대전 연구소도 비슷한 전략을 사용했구요. 유선형 처마 아래 이어지는 곡선 유리 파사드는 맥라렌의 복합재·제조 기술이 반영된 정밀한 디테일로 완성됐습니다.

건물 내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은 넓게 펼쳐진 불러바드(Boulevard). 이 길에는 맥라렌이 만들어온 모든 머신, F1 차량, 로드카, 프로토타입이 시간 순으로 전시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이 건물을 걷는다는 것은 곧 60년의 레이싱 역사 위를 걷는 일이라 표현합니다. 빛은 절제돼 있고, 차체의 곡선만이 유리 파사드에 반사되며 흐릅니다. ‘속도’라는 추상적 개념이 이곳에서는 공간적 경험으로 전환됩니다.

포스터는 MTC를 공장이나 연구실로 이해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곳을 엔지니어·디자이너·전략가·드라이버가 함께 살아가는 하나의 도시(lab city)라고 설명했습니다.

MTC의 핵심은 내부를 관통하는 더블하이(double-height) 즉 바닥에서 천장까지 일반 층고의 두 배 높이를 확보한 공간의 직선형 스트리트입니다.
이 스트리트 사이로 뻗은 ‘손가락(fingers)’ 형태의 볼륨들이 생산·보관·테스트·설계·회의실을 유기적으로 연결된다고 해요.

1층: 생산 시설, 파츠 스토리지, 실험실
2층: 자연광을 받는 디자인 스튜디오, 사무실, 미팅룸

수평과 수직, 빛과 그림자, 구조와 곡선이 이루는 균형은 맥라렌이 추구해온 엔지니어링 철학과 정확하게 호응하도록 계획됐습니다.

‘불러바드’를 지나면 호수를 향해 열린 식당과 라운지, 휴게 공간이 나타납니다. 그 뒤편으로는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등 팀의 웰빙을 위한 시설이 자리합니다.

기술과 생활은 분리될 수 없다는 전제, 그리고 “건축은 팀의 성과를 만드는 조건”이라는 믿음이 곳곳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평론가들은 MTC를 두고 “완벽하게 조립된 스위스 시계 같다. 재료의 이음새뿐 아니라 재료 사이의 간격까지도 모두 동일하다”고 평가했을 정도입니다.

노먼 포스터의 디테일과, 론 데니스가 구축해온 맥라렌의 결벽에 가까운 엔지니어링 문화가 서로 맞물릴 때 가능한 결과물입니다.

이 공간은 실제로 영화 ‘F1 더 무비’에서 에이펙스GP 본부 배경으로 등장해, 내부 장면이 익숙한 분들도 많을 거예요.

트랙 위의 우승은 순간이지만, 그 순간을 만드는 시간은 이 건물 안에서 흘러갑니다.

McLaren Technology Centre는 기술·사람·문화·정확성을 하나의 구조로 엮어낸,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팀의 집’입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공기역학, 전략, 머신의 성능이 결국 올해의 챔피언을 탄생시킨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맥라렌의 F1 더블 타이틀을 축하드립니다.

건축설계 : Foster + Partners

사진

  • Foster + Partners, Nigel Young, McLaren Mark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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