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탐방

건축가가 만든 디올의 꿈

건축가 OMA

지도에서 보기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 서울 중구

OMA, 디올의 꿈을 짓다

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Christian Dior: Designer of Dreams) 전시회
2025.04.19(토) ~ 07.13(일)

2025년 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변신했습니다.《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는 단순한 브랜드 회고전이 아닌, 건축가의 상상력으로 완성된 공간극이자 디올의 유산을 입체적으로 풀어낸 전시인데요. 전시 디자인을 무려 글로벌 건축집단 OMA가 맡았다는 소식에, 직접 다녀온 후 이렇게 여러분께 소개드려요.

세계적인 건축사무소 OMA의 파트너 쇼헤이 시게마츠는 뉴욕 오피스를 이끌며, 지난 10여 년간 북미 지역의 문화·도시·상업 프로젝트를 총괄해온 인물이에요. 그는 공간을 단순히 기능별로 나누지 않고, 프로젝트가 놓인 맥락을 해석해 스토리텔링을 구조화하는 방식의 접근으로 주목받고 있는 건축가죠. (OMA의 파트너는 렘쿨하스를 포함 해 7명뿐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는 디올의 유산을 한국적인 감수성과 건축 언어로 새롭게 해석했다고 하는데요, 기둥 없이 비워진 DDP 아트홀 1관을 한국 전통건축의 ‘마당’ 개념으로 풀어냈다고 합니다. 전시의 중심엔 12m 높이의 달항아리형 구조물과 한지로 빚은 정원이 펼쳐집니다. 김현주 작가가 연출한 이 ‘디올의 정원’은 꽃, 나비, 한지 숲, 천장 프로젝션이 어우러지며, 자연과 여성에 대한 디올의 경외심을 공간으로 표현해냅니다.

전시는 시계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이하는 건 1946년 몽테뉴가 30번지에 문을 연 디올 부티크의 재현. 이어 1947년 ‘뉴 룩’의 등장과 함께 디올의 첫 오뜨 꾸뛰르 룩이 등장하는데, 허리선을 강조한 재킷과 풍성한 스커트가 만들어낸 실루엣은 전후 시대를 우아하게 복원했네요.

‘뉴 룩’을 지나면, 디올의 자연관을 엿볼 수 있는 정원에서 영감을 받은 룩(Room of Nature)으로 이어져요. 장미, 튤립, 라일락 등 꽃을 닮은 실루엣과 자수들이 디올만의 입체적 감각을 보여줍니다.

그다음은 색채의 방(Colorama). 수백 벌의 미니어처 드레스가 색상별로 배열되어 있고, 조명에 따라 마치 옷이 반응하듯 연출돼요. 디올이 색에 쏟은 미학이 시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죠.

‘디올 뮤즈’ 존에서는 디올을 입었던 영화배우부터 왕실 인사들까지, 그들의 드레스를 감상할 수 있어요. 단순한 의상이 아니라, 시대와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하나의 조각품 같아 보이게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은 공간극의 마지막 피날레와 같이. 별자리가 흐르는 천장 아래, 은하수처럼 반짝이는 드레스들이 늘어선 무도회장(Ball Room)이 펼쳐집니다. 수 써니 박 작가의 조형 연출 아래, 오뜨 꾸뛰르의 정수가 별처럼 반짝이며, 조명과 음악, 향기가 감각을 휘감는 극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디올 향수의 역사를 다룬 공간, 리한나와 나탈리 포트먼이 착용했던 드레스들, 그리고 ‘Dior Lady Art’와 ‘Lady Dior As Seen By’ 프로젝트에서 한국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26점의 아트백도 만나볼 수 있어요. 로컬 감성과 글로벌 브랜드가 만나는 멋진 지점이라 생각이 들었네요.

이처럼 쇼헤이 시게마츠는 디올 전시를 건축적 서사로 재구성해냈습니다. 그는 “전시는 과거를 회고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상상하게 만드는 무대여야 한다”고 말하곤 하는데요, 그리고 이번 서울 전시도 하나의 서사를 경험하면서도 다양한 서사를 경험하며 그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네요.

그는 디올 외에도 루이 비통, 티파니, 프라다, 소더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뮤지엄 증축, 까르띠에 뉴욕 플래그십 등 수많은 브랜드와 함께 전시 공간을 ‘기억의 구조’로 만드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저명한 건축가기도 합니다, 다양한 건축가들의 이야기를 알고 전시를 방문하면 더욱 풍성한 공간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해 함께 소개해 드립니다.

디올은 오랫동안 여성의 꿈을 직조해온 브랜드였고, 이번 서울 전시는 그 꿈이 건축을 통해 물성을 얻고, 도시와 호흡하며, 기억의 구조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좋은 전시 경험이었습니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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