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탐방 영상

도산대로 위 무표정한 낯선 건물

송은 아트스페이스

<제 24회 송은미술대상> 전

건축가 헤르조그 앤 드 뫼롱

지도에서 보기 송은 · 서울 강남구

오늘은 세계적인 건축 듀오 헤르조그 &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의 국내 첫 완공작, 송은문화재단 신사옥을 만나기 위해 도산대로로 떠나봅니다. 최근 HDM은 서리풀공원 수장고 국제설계공모에서도 당선되며, 다시 한번 한국 건축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죠.

도산대로는 강남의 부를 상징하는 거리로,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LED 전광판이 대로변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건물들은 저마다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경쟁하는 듯하지만, 이 번잡한 풍경 속에서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단일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있습니다. 마치 영화 속 모노리스(monolith)를 떠올리게 하는 이 건축물은 송은문화재단 신사옥으로, 묵직한 존재감과 강렬한 볼륨으로 주변 건물들과 뚜렷하게 대비됩니다.

송은문화재단의 이름은 설립자의 호인 ‘송은(松隱)’에서 유래했으며, ‘숨어있는 소나무’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요, 이 이름처럼 재단은 1989년 설립 이후 대외적인 홍보 없이도 미술계 인재들을 지원하며, 전시와 연구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2001년부터는 미술대상 공모전을 제정해 매년 예술가들의 작업을 후원하고 있으며, 현재 신사옥에서는 제24회 미술대상 수상자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삼각형 형태를 가진 송은의 독특한 매스는 hdm의 말에 따르면 강남의 복잡한 건축 규제(일조사선 제한 등)를 최적화한 결과물이라고 합니다.이러한 제약을 단순히 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창의적으로 활용해 상징적인 형태를 완성했는데요, HDM은 설계 초기 도산대로를 답사하며 이곳에 매력적인 건축물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는데, 이는 대로변에 창문을 최소화하고 단일한 콘크리트 볼륨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디자인 전략으로 이어졌습니다.

1×1m 크기의 유닛으로 구성된 외벽 패턴은 재단의 이름에서 착안한 소나무 무늬를 형상화한 것으로, 단조로울 수 있는 콘크리트 표면에 생동감을 더합니다. 이는 시간이 지나며 건물이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기고, 시간이 흘러 점점 변화하는 외피로 특별한 건축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여지네요.

내부 공간은 예술을 경험하는 관람객을 위한 세심한 동선으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1층 로비에서는 지하 전시 공간을 내려다볼 수 있고, 외부 정원과 연결된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창문 너머로 2개층 높이로 세로로 길게 찢어진 창을 통해 도산대로와 도시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닫힌 정면 입면과 달리 내부에서는 이러한 창들을 통해 도시와의 연결성이 느껴지며, 필요한 곳에는 모두 창을 배치해 답답함 없이 공간을 완성했습니다.(사옥인데 가두는 공간으로는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하네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가면 이 건물의 하이라이트인 전시 공간이 다시 나타납니다. 특히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주차 램프는 우아한 곡선으로 설계되어, 지상 1층과 지하 2층 사이에서 육중한 구조체로서 시각적으로 연결되는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단순한 기능적 구조물을 예술적 요소로 승화시킨 이 디자인은 건물 전체에서 HDM만의 세밀한 감각을 느끼게 하네요.

송은문화재단 신사옥은 강남의 화려함과 대조되는 고요한 단일체로, 도시 속에서 새로운 예술적 발견과 경험을 제공합니다. HDM의 철학이 담긴 송은 신사옥은 단순히 비영리 전시 공간을 넘어, 도시와 예술, 사람을 잇는 조각 같은 건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강남 한복판에서 만나는 이 낯선 건축물은 우리가 공간을 경험하는 방식을 낯설지만 매력적으로 제안하고 있네요.

📍송은 |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441
✅ 시간 : 매일 11:00 ~ 18:30 (일요일 휴관)

건축 설계 : Herzog & de Meuron
@herzogdemeuron

더 많은 세계적 건축가들이 만든 한국의 공간들이 궁금하다면 👉

@space.text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