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 하디드 신작 공개, 새로운 수변 풍경
건축가 자하 하디드
오늘은 광저우
난사의 수변 영역은 오래전 송나라 시기, 범선이 드나들던 바닷길이었다고 해요. ZHA는 바로 그 배의 선체를 오늘의 건축 언어로 가져옵니다. 60,000석의 주경기장, 20,000석의 실내 아레나, 4,000석의 아쿠아틱 센터까지 모든 건물은 날카롭지 않고 물결처럼 흐르는 곡선을 따라 배열돼요.
입면을 따라 촘촘하게 서 있는 수직 루버, 곡면으로 휘어지는 외피, 바람을 품은 음영의 레이어들은 이 지역의 전통인 링난 건축의 차양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요소라고 하고요. 고온다습한 아열대 지역의 여름을 견디기 위한 건축은 스스로를 낮추고, 바람이 지날 자리를 내어주며 패시브 쿨링이라는 가장 자연스러운 답을 찾아갑니다.
가장 먼저 눈을 끄는 것은 경기장 외피가 자연스럽게 열리며 형성한 아치형 개구부입니다. 이 틈은 출입구가 아니라, 주강 하구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을 끌어들이는 통로라고 해요.
경기장 지붕은 여러 겹의 층으로 이루어져 직사광선과 비를 막아내면서, 상승하는 더운 공기는 위로 배출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ZHA는 이 구조를 중국 전통 실크 부채의 주름으로 비유합니다. 건축이 어떻게 지역의 기후와 문화, 그리고 도시의 일상을 한 번에 품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어요.
ZHA의 건축은 도시를 장식하는 조각이 아니라, 수변 생태와 도시 인프라 사이에서
서울에도 비슷한 질문이 던져지고 있죠.
잠실 MICE, 잠실주경기장 리노베이션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한강이라는 거대한 자연 자원을 품은
1988년 서울올림픽의 상징이었던 잠실 올림픽 경기장은 스포츠 시설로 기억되는 것 이상의 한국 현대 도시사의 중요한 장면이었는데요. 이제는 한강의 수변과 보행 네트워크, MICE 복합 개발, 공공 오픈스페이스가 함께 재구성되며 서울이 개발시대의 올림픽을 넘어, 21세기 도시로 어떻게 재탄생할 것인가를 보여줄 중요한 프로젝트가 되고 있습니다.
도시의 물가에 놓이는 건축은
잠실 올림픽 경기장 역시 과거의 장면을 지우지 않으면서도, 한강과 도시가 새롭게 이어지는 방식으로 재탄생한다면, 한국 도시사의 중요한 장면이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도시는 언제 가장 아름다울까요? 거대한 건축이 기념비나
풍경을 지우지 않고, 기후를 외면하지 않고. 도시의 물가에서 건축이 어떻게 자리해야 하는지를 ZHA는 조용히 그러나 대담하게 제안하고 있네요.
사진
사진 : ZHA / Seilaoji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