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탐방 영상

예술이 된 시대의 잔해

홍제유연(弘濟流緣)

2019년 ‘서울은 미술관’ 프로젝트

지도에서 보기 홍제유연 · 서울 서대문구

서울 서부권역 홍은 사거리, 홍제천 위에 위치한 이 오래된 건물이 지어지던 1970년 무렵은 남북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때였습니다. 1968년의 김신조 사태,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 등 잇따른 북한의 침투로 안보가 중대한 이슈였던 시기였죠,

유진상가가 들어선 곳은 북한군이 구파발을 뚫고 남하할 경우 이를 저지해야 하는 수도권 방어선에 속한 곳이었기 때문에 유진상가는 당시 최고급 멘션이면서도 군사 시설물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대상을 반영한 건물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1층 가로변에 세워진 거대한 기둥들이 대표적인 예로 들수 있겠는데, 유사 시 아군 전차의 진지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 합니다. 기둥의 간격도 제법 넓어서 전차가 몸을 숨기기에 적합하며 기둥을 부술 경우 아파트가 넘어지면서 거대한 장애물이 되기도 하구요.

그런 연유에서인지 서울 시내의 다른 건물보다 철근과 콘크리트를 훨씬 많이 넣어 강도를 높여 과하게 튼튼하게 지어져 보수 공사를 하는 업자들 사이에선 ’못 박기 어려운 건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 건물도 시대가 지나면서 오래되고 A동은 일부 철거되며 쇠락의 길을 걸었는데요, 방치되었던 건물과 그 아파트 지하는 50여년간 통제 구역이었다가, ‘열린 홍제천로’란 이름으로 개방됐고, 그중 250m 구간이 7월 1일 서울시 공공미술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 (많이 사랑해주신 윤슬의 그 사업 맞습니다.) 사업을 통해 ‘홍제유연’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홍제유연(弘濟流緣)은 ‘물과 사람의 인연이 흘러 예술로 치유하고 화합하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유진상가 건물을 받치는 100여 개 기둥 사이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설치미술, 조명 예술, 미디어 아트, 사운드 아트 등 8개 작품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를 통해 점점 홍제유연 속으로 들어가면 홍제천 가운데 작품 하나가 눈에 띕니다. 따뜻한 색의 빛들이 홍제천을 감싸 안은 듯한 인상을 주는데요.

42개 기둥을 빛으로 연결해 빛이 물에 반사되면서 그동안 닫혀있던 홍제천 위 적층되어있던 시대상을 딛고 새로운 화합의 문을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그 이외에도 다양한 예술작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건축물을 활용하는 예술로 건축물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방식은 여전히 주효한것 같습니다.

*8개의 예술작품이 유진상가 지하 공간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모든 작품을 소개 못드리는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홍제유연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은동 48-84 유진상가 지하
📍매일 10:00-22:00 계절 및 날씨 등에 따라 탄력적 운영

더 많은 재생 공간들이 궁금하다면 👉

@space.textbook